[책 리뷰] 대량살상 수학무기

대량살상 수학무기 Weapons of Math Destruction

  • 글쓴이 : 캐시 오닐 Cathy O’Neil https://mathbabe.org
  • 번역 : 김정혜
  • 출판 : 흐름출판, 2017


만남

제목에 꽂혀서. WMD(대량살상무기)라는 원래 단어에서 Mass를 Math로 바꾼 것도 영리해 보이고.
집에 이 사람이 공동저자로 참여한 책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“데이터과학입문”. 데이터 과학의 이론적 배경을 소개하는 책이었다. 미국에서 흔히 나오는 저널리스트가 어디서 들은 얘기 짜집기한 책은 아니라는 말씀. 수학을 전공하고 교수로 있다가 현실세계의 금융, 인터넷광고 산업에서 지식을 응용하던 중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회의감을 느껴 월스트릿 점거 운동에도 참여한다. 독특한 이력이다.

내용

“어떻게 빅데이터는 불평등을 확산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” 라는 부제목도 간결하고 책의 주제를 압축적으로 잘 드러낸다.
빅데이터, 기계학습의 시대가 도래했다.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하고 이를 통해 통찰력을 제공한다. 이런 정보는 정확성 높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하도록 도와준다고 알려져 있다. 하지만 저자는 그 반대쪽 면을 보라고 강조한다. 교육, 금융, 인터넷 광고, 채용, 일터 그리고 선거 과정에서 사용되는 데이터 과학의 어두운 면을 돌아보며 “보다 나은 사회”를 위해 이 기술을 통제해야 한다고 이야기한가.

감상

빅데이터, 기계학습이 점차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나도 개발자로서 흥미가 있어 조금 접해보았다. 보통 내가 접하는 프로그래밍에는 수학공식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. 숫자 보다는 논리와 구조화에 가까운 것이었다. 하지만 빅데이터, 기계학습에는 온갖 통계와 수식들이 난무한다. 이렇게 “수학”을 본게 얼마만인지. API만 알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 그걸로는 잘못된 결론을 내기 십상일 것 같다. 어떤 알고리즘을 쓰고 파라미터를 어떻게 줄지에 따라 실행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. 때문이다. 그래서 내게 이쪽 공부는 “하기” 쉬웠지만 “이해하기” 어려웠다.
이렇듯 철저하게 수학에 바탕을 두고 있는 데이터 과학도 그 시작은 선의였다 하더라도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“수학무기”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. 양날의 칼인 것이다. 책의 사례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클로프닝(Closing and Opening)에 관한 것이었다. 매장 인력배치의 최적화로 경영 효율은 높아지고 수익성은 좋아질 것이다. 하지만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한다. 밤 11시에 카페 문을 닫고 다음날 새벽 5시에 문을 열러 오는 비정규직의 어려움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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